산후보약

산후 보약

출산은 신이 여성에게 내린 축복입니다. 하나의 생명체를 잉태하여 무한한 사랑과 영양을 부여하여 독립해서 자라고 커갈 수 있을 때까지 간직하고 키워오다 때가 되어 세상에 내어놓는 실질적인 어머니 신으로써 모습을 보이는 숭고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숭고한 역할이긴 하나 어머니로서의 몸만의 문제로 보자면 그렇게 숭고하지만은 않습니다. 잉태하고 있는 열 달 동안 영양과 에너지의 대부분이 잉태된 아이에게 집중되고 출산 시 한꺼번에 빠져나가니 이때 모체는 기혈의 손상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손상된 기혈 문제로 인하여 나타나는 제반 증상들을 산후풍이라 하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그 후유 장애가 나이 들어서까지 괴로움을 당하게 됩니다.

이때 나타나는 증상들은 사람마다 다른데,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증세나 부위가 평소 그 사람에게 가장 약한 곳이라 생각하면 틀림없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 허리가 좋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허리 통증이 먼저 나타날 것이고, 평소 손목을 많이 사용하여 손목 관절이 좋지 않았다면 산후에 손목이 시큰거리고 아파요 하는 소리가 제일 먼저 나올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렇듯 기혈의 손상으로 제반 증상을 빠르게 회복시키는 것이 산후조리의 주목적입니다. 비유하자면 나라에 큰일(전쟁이나 자연재해) 등이 일어날 때 만일 비축해둔 예비비가 충분하다면 복구하는데 어려움이 없겠지만 나라에 비축해둔 예비비가 없다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들이 당하게 될 것입니다. 산모가 출산이라는 큰일을 당해 손상된 몸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그동안 비축해둔 원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출산하느라 거의 고갈된 상태이다 보니 스스로는 복구가 힘든 것입니다. 이렇게 고갈된 기혈을 산후보약을 통해 보충하여 빠르게 복구를 시키는 것이 산후조리입니다.

예전 산모에게 산후보약을 투여 후 한 달 뒤에 오셨는데 대뜸 약에 무릎 좋아지는 약을 넣었냐고 물어보기에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지 되물어보니 산후보약을 먹고 나서 무릎이 시리고 아픈 것이 좋아졌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그 약에 특별히 무릎관절에 도움 되라고 약을 넣은 것은 아닙니다. 산후보약을 통해 출산으로 고갈되었던 기혈이 보충되면 보충된 기혈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신체의 복구와 재생에 나서면서 개개인에 나타나는 여러 증상들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만일 산후에 이렇듯 고갈된 기혈을 보완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면 그나마 힘 있고 젊은 산모라면 그 순간만큼은 큰 문제 없이 넘어갈 수 있으나 비유컨대 예비비는 떨어진 상태이기에 내 몸에 손상을 일으킬만한 조그마한 상황이 닥치게 되면 감당하지 못하고 몸에 더욱 큰 손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옛말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말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런 산후보약도 일반적으로 복용하는 누구나 아는 그런 약재를 복용한다면 안 먹는 것보다는 낫기는 하겠으나 정확히 산모의 체질에 따른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약이라면 최고입니다.